상견례 - 롯데호텔 본점 (소공동) 도림 - 주말 특선 코스 '산(山)'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1
매일 점심 11시 30분 - 14시 30분 / 저녁 18시 - 22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영업시간 변동 가능 (2020년 12월 현재 21시)
[주소] 서울 중구 을지로 30
*주차, 발렛파킹, 예약
[메뉴]
*앙리네 픽
주말 특선 코스 - 산 코스 120,000원
상견례의 날이 밝았습니다.
코로나19 상황이 다시 또 심각해지며
상견례 일정 마저 위태로웠지만
더는 미룰수 없어 철저한 방역과 빠른 진행으로
무사히 치뤄냈습니다.
당일 너무 긴장한 나머지
정말 무슨 말이 오갔는지 하나도 기억 안 납니다.
진심으로 수개월 동안
글로(만) 배워왔던 상견례,
그 현장은 상상 그 이상이었습니다.
정말 밥을 코로 먹었습니다.
맛이 진짜 단 하나도 기억이 안 납니다.
사실 긴장은 앙머니네만 한 듯합니다.
평온했던 앙버지는 프로 블로거 정신을 발휘하여
코스요리 모든 사진을 남깁니다.
정적 흐를 때 잠시 났던 찰칵 소리에
눈이 마주쳤는데 그때 제가 눈빛으로 보낸
칭찬을 못 본 듯 하지만
어쨌든 이 글을 남길 수 있게 해 준 앙버지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장소 예약은 한 달 전에 했습니다.
상견례 일정이 얼추 맞춰졌을 때
제일 먼저 롯데호텔 본점 '무궁화',
롯데월드타워의 '비채나'
예약을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한 달 전임에도 예약 불가라
후순위였던 중식당 '도림'으로 예약했습니다.
상견례 장소에 대한 기준은
1. 적막을 깨어줄 순간들이 있는 '코스 요리'
2. 대화가 끊기면 적당한 소재가 되어줄 '전경'
이었습니다.
'맛'은 지나고 나면
아-무도 기억 못 한다기에
우선순위로 고려하지는 않았습니다만
[도림]은 '맛' 역시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21로 증명받았습니다.
(저는 기억이 안 납니다만)
앙버지는 맛있게 잘 먹었다고 합니다.
중요한 자리이니 만큼
디테일에 공을 많이 드리려고 했습니다.
상견례 자리라 예약 시 메모를 남겨두면
창문에 그림도 그려주고
원앙 두 마리도 준비해주시고
(원앙 사진 못 남겨 슬픕니다)
메뉴판도 따로 제작해 주신 다기에
믿고 맡겼습니다.
비록 그림은 안 그려져 있었고
생각보다 '상견례' 만을 위한 자리라는
느낌은 안 들었지만
입장 시 부모님 안내,
코스 요리가 준비되고 나가는 과정 등이
매우 좋았습니다.
부모님께선
대접받는 느낌이었다며
매우 흡족해하셨습니다.
그 말씀만으로도
장소 예약으로 인해 왔던
두통이 말끔해졌습니다.
특미 전채와 동충하초 게살 제비집 수프보다
어향소스 가지새우가 훨씬 맛있었습니다.
서툰 젓가락질로 잘라먹기 애매하여
한입에 넣었더니 입안이 다 데었습니다.
(앙버지 말로는 분명 그분이 뜨겁다고 했는데
그걸 한입에 넣었냐며 저를 불쌍히 여깁니다)
맛을 기록하기엔
제가 기억이 없으므로(...)
상황 설명을 더하자면
코스요리가 이쯤 진전되었을 때
분위기가 다소 부드러워졌습니다.
양가 부모님이 자연스레 대화를 나누십니다.
상견례 대화 주제는
(역시 글로 배웠습니다.)
-안부 주고받기
-자녀들의 결혼 준비 과정에 대한 이야기
-상대 자녀에 대한 칭찬
등으로
예물, 예단과 같은 민감할 수 있는 주제는
넘어갔습니다. (사전에 양가에서 각자 협의함)
식사는 짜장, 짬뽕, 기스면, 볶음밥 중
선택할 수 있습니다.
면 종류는 덤벙의 최고봉인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어서
볶음밥 선택했습니다.
사진은 앙버지 픽 기스면입니다.
디저트는 인삼이 들어간 따뜻한 무엇(?)입니다.
긴장으로 굳어있던 몸이 순간 녹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가장 괜찮았던 메뉴였습니다.
디저트가 나갈 때쯤
미리 준비해둔 보자기에 택일받은 종이를 넣어
전달해드리고 식 일정을 잡았습니다.
잠깐 분위기가 어색해진 틈을 타
준비해 둔 선물을 양가 부모님께 전달했습니다.
순간 화기애애해진 분위기에
상견례 선물과 날받이떡을 함께 준비한
[프리뷰] 연길보 (택일, 연길서), 날받이떡, 상견례 선물 준비하기 - 경기떡집, 봄나래 도라지정과
제 자신을 무한 칭찬해주었습니다.
두 시간 남짓
저는 인생에서 겪을 수 있는
'적막' 중 가장 고난도를 겪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상견례 장소 예약
-상견례 선물 구입
-연길장, 날받이떡 준비
의 퀘스트 무사히 해낸다면
그나마 견뎌낼 수 있는 '적막'이 주어지므로
앞으로 상견례를 준비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이 글을 남겨봅니다.
앞으로 남은 모든 일정도
조사(Search)-의논-선택, 결정의
무한 반복이겠지만
상견례를 무사히 치렀으니
남은 일정도 잘 해낼 것이라는 힘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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