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EPL 18R 리뷰] 아스날 크리스탈 팰리스 (H) - (0:0 무) 티어니의 존재감
1. 선발명단
크리스탈 팰리스전 선발명단입니다.
골키퍼 레노.
중앙 수비수는 홀딩과 다비드 루이즈가 서면서
아주 오랜만에 오른발 듀오가 나왔습니다.
이렇게 나온 이유에는 마리가 경기 전에
종아리에 이상을 느꼈고
다비드 루이즈가 이에 맞춰
들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가브리엘 마갈량이스는 한동안 경기를 쉬어서
바로 경기에 투입하지는 않았습니다.
이와 비슷한 상황으로 아스날의 핵심인
키어런 티어니가 근육에 이상을 느껴서
똑같이 예방차원에서 명단에서 제외했습니다.
티어니의 자리에 메이틀랜드 나일스가 들어갔고
오른쪽 풀백에는 예상대로 베예린이 나왔습니다.
프리뷰에서 티어니가 이번 경기에
체력안배 차원으로 못나온다고 하면
나일스가 나올거라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티어니도 한경기 쉴 필요가 있었습니다.
중앙 미드필더는 예상대로
쟈카와 세바요스가 합을 맞춰서 나왔습니다.
토마스 파티는 벤치에서 시작했습니다.
부상에서 막 복귀한 파티에게 부담을 주기는
어려운게 사실입니다.
공격진 2선은 오바메양-ESR-사카가
예상대로 출격했고 그들의 앞에는
폼이 좋은 라카제트가 나왔습니다.
2. 주요장면
리그 3연승과 FA컵 승리로
한껏 분위기가 올라있는 아스날과
최근 5경기 무승으로
안좋은 모습을 보이다가
겨우 셰필드를 잡고 승리를 챙긴
크리스탈 팰리스의 경기였습니다.
이번 경기 시작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아스날의 승리가
쉽지 않을 것임을 점쳤습니다.
최근 2시즌 동안 아스날은 수정궁에
승리를 거둔 적이 없었습니다.
경기 전반 초반부터 아스날은
공격을 주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양쪽 풀백들에게 공간이 많이 났지만
중앙쪽은 좁은 간격을 유지하면서
라카제트와 ESR에게 공간을 내주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베예린과 나일스 그리고 측면의
오바메양까지는 공을 잡고 기회를
만들어 낼 찬스들이 간간히 나왔습니다.
다만 나일스는 그 기회들을
안 좋은 크로스와 무리한 드리블,
나쁜 패스 등으로 날려먹었고
오바메양은 슈팅으로 이어지기도 했지만
득점으로 연결시키지는 못했습니다.
베예린은 크로스도 해보고 인버티드로
안쪽으로 꺾어들어가는 움직임을 가져가며
변칙적으로 활동했지만
파이널 패스를 넣는 것에는 부족했습니다.
베예린은 인버티드로 들어가는 것에
치중한 나머지 우측에서 박스쪽으로
라카제트에게 연결되는 패스를
고라니처럼 튀어나와서 끊어먹습니다.
그거 라카제트한테 갔으면 골이었을 것 같은데
베라니가 한 건 했습니다.
ESR-사카-라카제트 라인이 중앙에서
큰 힘을 발휘하기 어렵자
ESR과 사카는 특히 사이드쪽으로
넓게 벌려서 공을 받고자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다시 중앙공격이 헐거워지고
크로스를 통한 득점이 어려운 아스날은
다시한번 크로스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전에 안좋았던 모습들이 새록새록 나왔습니다.
오히려 수정궁의 세트피스 상황에서
골대를 맞추는 등 위협적인 장면이 연출되거나
역습상황이 나오거나, 볼이 끊겨 위험한 장면들이
나오기도 하며, 어쩌면 아스날이 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들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득점은 못했지만 다행히
아스날은 실점하지 않고 전반을 마무리했습니다.
전반전 공격을 주도했지만
성과가 없었고 특히 슈팅 숫자가 부족했습니다.
부족한 슈팅의 숫자는 너무 좋은 찬스를
만들고자 하는 아스날의 고질적인 문제가
다시 나타난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전반전 단 두번의 슈팅이 모두
유효슈팅이었지만,
두번의 슈팅이란 것은 너무 적은 수치입니다.
공격을 몰아붙이고는 있지만 특히 나일스 쪽에서
공격전개가 확실히 진행되지 않았고
나일스의 움직임은 괜찮았으나 마무리가
정말 너무나 티어니가 그리워지게 만들었습니다.
후반전이 시작된 직후
다시 아스날이 공격을 주도했고
몰아붙여서 상대를 박스 안에 가둬놓았습니다.
이쪽 저쪽으로 공격루트를 뚫어보지만
쉽게 박스 안으로 공을 넣지 못했고
ESR이나 라카제트의 중앙과
하프스페이스의 움직임들은 이전만 못했습니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와 스트라이거의 움직임이
상대 미드필더와 수비진 사이에 꽉 끼어서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한것입니다.
결국 공격을 주도해도 별다른 성과가 없자
65분, 가장 안좋은 모습을 보여주던
왼쪽 풀백, 메이틀랜드 나일스를 빼고
이번 시즌 너무나 안좋은 폼을 유지하는
니콜라스 페페가 들어왔습니다.
이 교체로 인해서 우측 윙포워드를 보던
부카요 사카가 좌측 풀백으로 전환했습니다.
69분경 세바요스가 나가고,
토마스 파티가 그라운드에 복귀했습니다.
토마스 파티는 중원에서 수비진을 보호하고
전방으로 공을 이동시키는 작업을
중점적으로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파티가 들어온 뒤 얼마동안은
파티에게 공이 가지 않고 자리를 잡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좀 지나자 파티를 거쳐서
공이 이동하기 시작했고
전방으로 공이 연결되면서 공격작업이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공격작업 1선과 2선의 마무리나
파이널 패스의 문제는 계속됐습니다.
특히나 니콜라 페페가 들어온
오른쪽 윙포워드의 자리는
공격템포가 죽고, 연계가 안되는
버뮤다 삼각지대가 형성되었습니다.
페페는 공을 잡으면 일단 멈추고
왼발로 공을 가져간 뒤
주춤주춤 두번을 하고
가장 가까운 선수에게 패스하는데
패스미스로 턴오버를 기록하던가,
가장 상대선수가 밀집된 지역으로
공을 직점몰고 들어가면서
부드럽게 공을 잃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참으로 한결같은 선수입니다.
왼쪽에 티어니가 없고
오른쪽에 사카도 왼쪽 아래로 갔고
오른쪽에 페페가 들어와있으니
공격이 제 타이밍에 안됩니다.
왼쪽 풀백으로 내려간 사카를 활용하려해도
이미 체력적으로 많이 고생한 사카가
제 기량을 펼치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이때까지도 중앙지역은 꽁꽁 잠겨있었고
라카제트와 ESR은 활약을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이런 상황일수록, 사이드에서 풀어줄 수 있는
선수들이 양쪽에 있어야지 중앙에
공간이 나는 법인데 그러지 못하니
경기가 풀릴리가 없었습니다.
81분에는 라카제트가 나가고
은케티아가 나왔는데
그가 나와서 할 수 있는건
마땅히 없었고
상대진영에서 파울을 얻어내는
몇 번의 장면이 있었습니다.
프리킥과 코너킥을 사카가 모두
전담해서 처리했는데
저는 사실 이럴때야말로 페페를 활용해서
데드볼을 차게 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페페는 데드볼 하나는 기깔납니다.
결국 경기는 0:0으로 끝났습니다.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 경기였는데,
티어니의 부재가 너무나 크게 보였습니다.
나일스가 못한 것도 있기는 했지만
티어니가 있었다면 공격의 옵션이라던지
수비진을 분산시킬 수 있는 여지가
훨씬 많았을텐데 그러지 못해서
중앙이 오히려 더 잠겨버리며 끝났습니다.
리그 연승행진을 마감한 아스날은
이번경기 무승부로 11위에 머물렀고
더보기리그를 탈출하지 못했습니다.
다음 경기가 뉴캐슬전이니
그 경기에서는 반드시 승리해서
위로 올라갈 발판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3. Worst Player in Arsenal
이번 경기 최악의 선수로는
에인슬리 메이틀랜드-나일스를 꼽겠습니다.
나일스는 경기 초반 직선적인 움직임과
공간을 침투하는 모습으로 기대를 샀지만
그 마무리가 매우 좋지 못하고
그 이후로는 기회를 만들어내지도 못했습니다.
결국 크리스탈 팰리스 선수들은
그들의 우측면을 좀 내어주더라도
중앙을 단단히 하겠다는 전술로 임했고
결국 덕분에 라카제트와 ESR이
그들의 능력을 발휘하기 어려웠습니다.
덩달아서 사카는 체력적인 문제가 좀
나타나기 시작한 것 같은데
반대편의 나일스까지 제 역할을 못하니
공격이 더 힘들어졌습니다.
모든게 맞물려서 나빠지기 시작한,
악순환의 시작은 티어니의 부재,
나일스의 경기력이었습니다.
4. King of the Match
이번 경기 프리미어리그 공홈의
KOM은 베른트 레노입니다.
레노는 두 번의 좋은 선방을 통해서
팀을 살려냈습니다.
아스날은 상대 골키퍼를 당황시킬만한
그런 공격을 제대로 하지도 못한 것 같은데
유효슈팅만 4개로 크팰보다는 높습니다.
아무튼 레노가 잘하는 날은 아스날이
지거나 비기는 날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경기에서
자카가 가장 잘한 듯 합니다.
자카는 수비적으로도 공격적으로도
양쪽을 오가면서 잘 움직이고
잘 뿌려줬고, 특히 수비적으로
이전보다 파울을 덜 범하면서
좋은 태클과 적극적인 가담으로
상대 공격을 끊어줬습니다.
다음 포스팅은 이번 경기의
데이터/스탯을 기반으로 분석하는
분석 포스팅이 예정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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