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기록해보는
앙리네 제주도 주전부리 이야기
[특집! 앙트리트푸드, 동문시장 주전부리 편]
동문시장에 단단히 각오하고 왔습니다
시장에서 주전부리 먹는 것이 큰 즐거움인
앙리네에게 동문시장 주전부리 나들이는
손꼽아 기다리던 일정 중 하나입니다
단 이른 오전이라 이제 막 문을 열고 있어
계획에 약간의 차질이 생겼지만
뭐든지 다 먹어주겠다
팔 걷어 붙이고 돌진부터 합니다
첫 번째 음식은 흑돼지고로케입니다
시장 오기 전부터 검색으로 공부 많이 하고
기대 많이 했던 곳이라 종류별로 모두 섭렵하려 했으나
앙버지가 길게 보자며(?) 저를 진정시킵니다
심호흡 후 신중하게
치즈듬뿍고로케 하나를 주문하고
얌전히 기다립니다
인고의 시간 끝에 만난 흑돼지고로케(치즈듬뿍)
소스도 너무 귀엽게 뿌려주셨네요
막 튀긴 고로케를 한 입 베어 무니
여기가 극락인가 싶습니다
(극락은 어제 숙성도에서 이미 다녀온 줄 알았는데)
겉바속촉. 육즙이 씹을수록 꼬소해지는데
삼키기 아쉬웠습니다
다음 코스도 돼지입니다
역시 문을 연 곳이 많지 않아
눈물 흘리며 다음 코스를 찾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고로케 더 먹는 건데!)
이곳에서 파는,
흑돼지 강정이 눈에 들어옵니다
(메뉴를 이제 봤는데
아강발을 먹었어도 좋았을 듯 ㅠㅠ)
소자 주문하고 일단 다음 코스로 이동해봅니다
고로케 먹으면서 눈여겨봤던
바로 앞집의 흑돼지 김치말이
준비가 끝나고 주문받고 계시기에
얼른 줄 서서 주문해봅니다
먹음직스럽네요
3 연속 흑돼지지만
어떻습니까!
흑돼지 실컷 먹고 가렵니다!
흑돼지김치말이입니다
마치 김밥같이 생겼지만
소스는 타코야끼를 떠오르게 하네요
사실 이 김치말이에 기대가 크지 않았는데
기대 이상의 맛이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고기와 소스는 아는 맛이라
그리 특별하지 않았는데
김치가 생각보다 맛이 잘 들었더군요
저녁에 안주로 사갔어도 좋았겠습니다
먹고 가기 위해 시장 중앙 평상에 자리 잡고
아까 소중히 포장해온 흑돼지강정을
김치말이와 함께 먹습니다
닭강정 맛을 생각했는데
식감은 비슷하지만
먹다 보면 오 이것은 확실히 돼지고기,
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안 끝났습니다
치즈가재빵이 눈에 밟혀서 데리러 왔습니다
붕어빵 외길 인생이었는데
치즈가재빵도 먹어보고 성공한 기분입니다
맛살을 좋아하지 않는 앙버지는
그다지, 이라고 했지만
저는 맛살이랑 치즈 조합이
의외로 괜찮았고 맛있었습니다
앙버지는 유자 도너츠를 더 마음에 들어 했습니다
(치즈가재빵만 샀다고는 안 했음)
이렇게 귀여운 귤하르방 주스
외면하고 가기가 더 어렵습니다
귤하르방 빵이 없어서 주스만 먹고 왔는데요
귤하르방빵을 먹기 위해서라도
제주도 한번 더 가야겠다 싶습니다
물론 음료는 시원하고 달고 맛있었어요
흑돼지 3 연속으로 기분 좋은 묵직함이 머물던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는
마무리 음료로 아주 좋았습니다
사진 보니 각오에 비해 먹은 게 없네요
(중간에 어묵 먹은 거 뺀 건 안 비밀)
안 되겠습니다
바짝 정신 차리고 단련해서
한번 더 다녀와야겠습니다
그땐 더욱 분발해야겠습니다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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