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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Cine

[Cine/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SAMJIN COMPANY ENGLISH CLASS, 2020) - 낙동강 페놀 오염사건 (실화 모티브)

by 앙리네 2020.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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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버 영화, '삼진그룹 영어 토익반' 포스터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SAMJIN COMPANY ENGLISH CLASS, 2020) - 낙동강 페놀 오염사건 (실화 모티브)

 

[개봉일] (한국) 2020년 10월 21일

[감독] 이종필
[출연] 고아성, 이솜, 박혜수

 


영화에 대한 갈증이 최고조에 달한 요즘입니다.

특히 영화 주인공이 고난과 역경을 헤쳐나가며 이겨내는 것으로 카타르시스를 느껴왔는데 최근 그마저도 절실합니다.  

그러던 지난주 주말 아침 스치듯 봤던 영화의 예고편과 마치 '풍문으로 들었소'가 들릴 것 같은 포스터만으로 단번에 제 마음을 사로잡은 영화가 있었으니 바로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입니다. 

 

Girls, be ambitious!

 

자영(고아성)과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외칩니다.

Boys, be ambitious!

 

영화의 포스터와 영화 소개 첫 줄, 그리고 이 리뷰의 부제목만 봤을 때 영화가 다루는 소재가 여성주의에 한정적인가 오해하실 수 있습니다. 영화는 이 외 학벌주의, 기업비리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다룬 드라마 장르의 상업 영화입니다. 

 

하나의 사건으로 시작해 그 사건을 파헤치다 거대한 진실에 마주하게 되는 구조지만 그 과정에서 어렵고 복잡한 것 없이 이어지는 점이 꽤 자연스럽습니다. 그 많은 소재들을 다뤘음에도 툭 건들고 만 느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좋았습니다.  

1990년대 시대적 배경을 의상,소품으로 잘 구현해낸 것뿐만 아니라 장면, 대사 하나도 소홀하지 않은 점도 특히 좋았습니다, 이 장면이 이렇게 연결되는구나, 이 대사는 결국 이렇게 돌아오는구나, 새삼 감탄하게 됩니다. 

 

No!

 

배우들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특히 자영이 하천의 물고기가 떼로 죽어있는 것을 발견한 장면, 페놀 오염된 하천을 식수로 제배한 사과를 베어 먹는 장면 등 눈빛으로 감정이 전달된다는 느낌이 무엇인지 그 순간엔 알 수 있었습니다.

 

봉부장역의 김종수 배우님은 미생에서는 김부련 부장 역으로 제 원픽이셨는데 오늘부턴 봉부장으로 원픽이 되셨습니다. 

극 중 보람과 봉부장의 관계가 참 따숩고 좋았는데 감독 인터뷰에서도 엉뚱하고 슬픈 감성을 지닌 보람을 위해 따뜻한 봉부장을 유사 부녀관계로 인물 배치함으로써 각 캐릭터의 매력이 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출처 : 네이버 영화, '삼진그룹 영어 토익반' 스틸컷

 

 

사실 어떤 장면만 좀 의아했었는데 방금 자료를 찾다 감독 인터뷰를 보고 그래서 그랬군 싶어 한참을 웃었습니다.   

대립구도에서 고졸사원들이 단체로 'No!' 라고 외치는 장면이 있는데 감독이 영화 <혹성탈출:진화의 시작>에서 시저가 자신을 괴롭히는 사육사에게 던진 첫마디(저항의 그 단어)인 'No!'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TMI :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의 강사 제리 역의 '타일러' 그는 얼마 전 '두 번째 지구는 없다'라는 기후위기에 대한 책을 냈습니다. (앙리브로 예고편) 환경, 식수오염, 기후위기 등 영화와 타일러의 연결고리가 재밌습니다.  

 

[낙동강 페놀 오염사건]

*페놀 : 최초의 플라스틱이라고 할 수 있는 베이클라이트의 재료, PCB 등의 전자제품의 기판을 만들 때 자주 쓰이는 재료. 아스피린, 제초제 합성에도 쓰임. 

 

영화의 모티브가 되는 사건 '낙동강 페놀 오염사건'은 구미 공업단지 안의 두산전자에서 1991년 3월 14일, 4월 22일 두차례에 걸쳐 각각 페놀 30여 톤과 1.7톤이 두 번에 걸쳐 낙동강으로 유출된 사건입니다. (위키백과 참고) 수돗물에서 악취가 난다는 민원신고에 페놀 소독에 사용해서는 안 되는 염소를 다량 투입하여 사태를 더욱 악화시킨, 이 사건으로 전국적으로 환경문제를 인식시킨 중요한 계기가 된 사건입니다. 

 

전국적인 두산 제품 불매 운동에 두산그룹은 엄청난 타격으로 이후 중공업 분야로 그룹의 성격까지 바꾸게 된, 기업으로 하여 환경오염에 대한 시민의 분노를 직접적으로 마주하게 한 사건이자 무분별한 개발 성장 중심에서 벗어나 환경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지고 국민의식이 환경문제로 확산된 계기가 된 사건입니다.

 


아니 내가 사람을 잘못 봤나. 이런이런, 아직도 편견에 사로잡혀있군. 하면 아니네, 그런거였네. 

를 반복하다보면 어느새 영화는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낙동강 페놀 오염사건을 중심으로 여성, 인권, 환경 등의 사회 이슈들을 다룹니다.

이 많은 의제들을 담고 있음에도 어느것 하나 거슬리지 않고, 또한 과하게 여겨지지 않고 찜찜한 것 없이 잘 마무리된 영화인 것 같아 보고 나오는 발걸음도 무겁지 않았습니다. 

 

영화의 뒷심이 약하다는 평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무겁지 않게 다루고 싶었다는 감독의 의견이 반영되었다고 합니다.  

 

1995년대 누구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낭만을 가진 그때를 추억하거나, 또는 경험해보고 싶으신 분들은 영화가 다루는 주제들이 결코 가볍진 않지만 배우들의 찰떡같은 케미와 빈틈없는 스토리와 장면들로 영화를 통해 재미와 카타르시스를

동시에 기대하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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